지난 4월 28일 ...우리집에 새로운 식구가 생겼는데요..
그들은 다름아닌 장수 풍뎅이 애벌레들입니다.
색지를 사려고 들른 집 근처 문방구에서 우연히 만난 얘들을 우리 아이들이 그냥 못 본 척 돌아서지 못하고
몇번을 고민하다가 단돈 3000원에 기분 좋게 집으로 데리고 왔습니다.
조이는 자기 애벌레 이름을 "가부"라고 짓고 로이는 "미미"라고 지었네요..
처음 사 왔을 때 이미 많이 자란 상태였는데 3령 애벌레 시기였던 것 같아요.
아이들과 취미에 없던 곤충도감도 뒤져보고 여러 가지 검색도 해 보고 하니
크기나 생김새가 딱 그 시기이지..싶더라구요..
애벌레들이 얼마나 큰 똥을 누는지...
또 어찌나 톱밥속을 쏜살 같이 헤체고 다니는지...
함께 생활하는 내내 날마다 새로운 경험을 하는 즐거운 시간이예요.
처음에는 지식이 없어서 좁은 통속에 똥도 안 갈아주고 물도 안 뿌려주고
그냥 구경만 했는데 알고 보니 부지런히 톱밥도 갈아주고 똥도 치워주고 톱밥이 건조해지지않게
수분도 잘 유지해주어야하는...정말 부지런히 상태를 살펴가며 정성을 다해야하는 친구들이었어요.
그래서 아래 사진 처럼 좀 더 큰 통에 새 톱밥을 넣고 수분도 적당히 해서 환경을 바꾸어 주었더니
그 전 까지 꼼짝도 안하고 톱밥 속에 들어 앉아서 며칠이고 모습도 보여주지않던 가부와 미미가
정신없이 터널을 파가면서 통속을 돌아다니드라구요..
새 환경이 좋아서 였는지
아니면 적응한다고 그랬는지...
아무튼 활발하게 잘 지낸는 것 같아서 아이들이 무척 좋아했어요.
때론 밑 바닥까지...
때론 톱밥 위로...
열심히 재밌게 잘 지내는 우리 애벌레들입니다. 꼭 마늘, 또는 양파 같지요?
그러던 어느날...
이 아이들이 뭔가 수상한 행동을 하드라구요..
그렇게 통속을 헤집고 다니던 이 아이들이 통 밑 바닥에서 떠나질 않는거예요.
그리고는 주변을 단단하게 다져가면서 그들만의 작은 방을 만들었어요.
드디어 번데기가 되기위한 준비를 하는거랍니다.
집을 만드느라 열심히 벽을 다지고 또 다지는 우리 부지런한 가부와 미미..
그런데 우리는 애벌레가 플라스틱 바닥을 그렇게 큰 소리로 "빠닥 빠닥.."갉아대는 지는 처음 알았어요.
바닥도 잘 다져보려는데 암만 다져도 부드러운 톱밥은 없고 이상한 횡한 바닥 뿐이어서
애벌레들도 당황하지나않았을까... 안타까와하며 지켜봤어요..ㅠㅠ
그래서 혹시나 플라스틱 맨바닥이 추워서 잘 자라지 못하면 어쩌나..해서
로이 겨울용 토시로 따뜻하게 깔아줬는데... 그러면 효과가 있는지는 확인이 안되었네요..^^
이렇게 있기를 거의 5~6일...
이 방을 떠나지않고 있던 녀석들의 색깔이 점점 짙은 고동색으로 변해가드니...
와~~ 어느날 이런 멋진 모습으로 변화되었어요~~
드디어 번데기가 된거예요..
제법 장수풍뎅이 위용이 느껴지지요?
처음 허물을 벗을 땐 이렇게 투명한 우윳빛깔이었는데..
다음날 아침 일어나 들여다 보니...
곤충도감에서 본 것 같이 이런 짙은 색이 되었어요.
이제 4~5주 이후면 멋진 장수풍뎅이를 만나게 될거예요.
로이의 미미가 알고 보니 형아였나봐요.
우리 가부는 아직 저렇게 세상 모르고 푸욱 자고 있네요..애벌레와 번데기의 모습을
동시에 감상해 보시죠..^^
로이는 아무래도 번데기가 된 미미의 모습이 수컷 같다며 이름을 바꾸어 주었어요.
처음엔 "칼릭"이라고 지었는데 다시"찰리"라구요...
번데기가 되어서도 활발한 우리 미미.. 아니 찰리..
찰리도 가부도 잘자라서 더욱 멋진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좋겠어요.
에구...나는 곧 얘들 집을 새로 장만해야겠구낭~~~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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