매주 수요일은 함께 홈스쿨을 하는 친구들과 같이 정기적인 모임을 가지며
여러가지 활동을 하는 날입니다.
그 날은 우리집 근처에 작은 놀이터가 새로 생겨서
그곳으로 소풍을 가서, 신나게 뛰어 놀기도 하고
시소를 타면서 이번 달에 배우는 아르키메데스의 지렛대의 원리를
직접 겅험해볼 참이었답니다.
잔뜩 기대에 찬 우리 로이는 전 날밤 열심을 다해 내일은 꼭 맑게 해주십사고
기도를 했건만... 그만 그 날 아침 비가 억수 같이 쏟아지는 것이었어요.
실망한 로이를 보니 저도 실망이 되었지만
"하나님이 오늘 비를 내려주셔서 감사하다.. 집에서 더 재밌고 신나게 놀자~"
하고 겨우 달래서 아침식사를 하게 했죠..
근데 어떤 삼촌이 밥을 먹다말고는
"오랫만에 비가 오네.. 가뭄이어서 큰일이었는데..
내가 비 오게해달라고 기도했었거든... 감사해라~" 그러는거예요..
그 순간.. 로이의 두 눈이 똥그래지더니.."으앙~~~!!!!!"하고 대성통곡을 하고..
영문을 모르는 이모, 삼촌들은 .."어... 로이야.. 왜그래?" 하면서 처다보고..
난리가 났답니다.
이유를 설명하자 아까 그 삼촌이 얼굴이 빨갛게 될 정도로 당황하고
너나 없이 로이를 달래느라 정신이 없었지요.
얼마나 우스운 상황인지 배꼽을 잡고 넘어가는 사람들도 있었구요..
한참을 울고 난 로이가 눈물을 쓰윽~ 닦으면서 말합니다.
"난 이제 부터 소풍가는 날이면 **삼촌 보다 더 더 더 일찍 일어나서
비 안 오게해달라고 내가 먼저 기도할꺼야..꼭..!!"
제가 경험하기로는 하나님은 아이들의 기도를 더 잘 들어주시는 것 같지만..
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모든 상황을 통해 하나님의 뜻과
하나님의 선하심을 경험하는 것이라 믿습니다.
로이는 비록 그 날 기도의 응답을 못받고 소풍도 못갔지만
가물은 이 땅을 은혜로 적셔주시는 하나님...
우리를 위해 때를 따라 비를 주셔서 우리의 먹거리를 풍성하게 하시는 좋으신 하나님..
그리고 때로는 모두에게 더 좋은 일들을 위해
나의 것을 잠시 포기할 줄도 알아야함을 배우게 되었어요.
물론 엄마의 이러한 설명들을 다 이해하고 받아들인 것은 아니지만
자라가면서 더 생생히 그런 지혜를 배워가리라 확신합니다.
그 날은 감사히 잘 놀았구요..
다음날.. 또 비가 오네요...
아침 식사시간에 로이가 말합니다..
"삼촌..오늘 또 기도했어요?"
그 말에 우리 착한 삼촌... 목이 메여서 밥이 안 넘어갔데요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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